최근 호주 공정근로위원회(FWC)는 페이스북 상의 '언팔'이 근로자의 감정을 상하게 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면서 이를 '직장 내 따돌림'으로 판정했다.
이제는 익숙한 단어가 된 '언팔'은 친구맺기(팔로우)를 취소하는 언팔로우(Unfollow)의 약자로 절교의 표현수단이 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디지털 시대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이번 사건은 호주 태즈메이니아의 한 부동산 회사에서 벌어졌다.
10년 넘게 이 회사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했던 여성 레이첼 로버츠는 세일즈 책임자인 리자 버드와 평소 업무를 놓고 사이가 좋지 않았다. 특히 로버츠는 버드의 업무 지시와 방식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이를 버드의 남편이기도 한 사장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사건이 터진 것은 지난 1월 회의실에서 두 사람이 말다툼을 벌이면서다. 당시 버드는 로버츠에게 "선생님에게 쪼르르 달려가 이르는 학생같다" 며 비난했고 이에 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자리를 떴다. 이후 버드가 페이스북에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하지않을까 우려했던 로버츠는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팔로우가 취소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는 곧 근심과 우울증을 얻는 계기로 이어져 지난 2월 로버츠는 FWC에 직장내 따돌림을 당했다며 제소했다.
FWC 측은 "로버츠의 주장이 모두 사실로 인정된다" 면서 "직장 구성원간의 의도적인 언팔 행위는 정서적 성숙 부족이며 불합리한 행동을 의미한다"고 판정했다.
현지언론은 이번 판정에 따라 향후 두 사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식적인 논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로버츠는 직장 내 따돌림으로 인한 피해배상을 회사와 버드에게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