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승객이 독거미에 물리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해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게 됐다.
최근 영국 가디언등 현지언론들은 카타르항공사의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독거미에 물린 런던 출신의 변호사 조나단 호그(40)가 소송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소 황당한 이번 사고는 지난 6월 카타르 도하에서 남아공 케이프타운으로 향하던 카타르 항공 소속 여객기 안에서 벌어졌다.
6시간의 비행동안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던 그는 갑자기 오른쪽 정강이 부근에서 무엇인가에 따끔하게 물리는 고통을 느꼈다. 소스라치게 놀라 아래를 보고 목격한 것은 이상한 벌레. 호그는 "처음에는 이 벌레가 무엇인지 몰랐다" 면서 "스튜어디스 2명이 '거미다'라고 외쳐 그 사실을 알게됐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대수롭지않게 여겼으나 점점 고통은 커져갔고 결국 목적지에 도착한 후 그는 병원을 찾았다. 거미에게 물린 다리 상태는 참혹했다. 퉁퉁 부어오른 다리는 색깔이 검게 변했고 고름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
의료진은 곧바로 수술에 착수, 다행히 다리의 기능은 살렸으나 괴사가 진행된 많은 피부 조직을 제거해야 했다. 이후 그는 피부이식 등 3차례 수술을 더 받았으며 지금도 여전히 통원하며 치료 중이다.
호그는 "조금만 더 늦게 병원에 왔다면 다리는 물론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다고 의사가 말했다" 면서 "다리 상태 때문에 좋아하는 축구도 못하게 생겼다"고 주장했다.
소송이 진행된 것은 카타르 항공사 측이 이에대한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 측은 "현재 사건을 조사 중에 있다" 면서 "승객의 안전이 우리 항공사의 최고 가치"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호그는 "승객 보호를 위해 기내를 충분히 소독하고 청소하는 것은 항공사의 의무" 라면서 "이에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제의 거미는 맹독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브라운 레클루즈 거미'(Brown Recluse Spider)로 북미산 거미가 왜 이 항공기에 타고 있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자료사진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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