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 “벌써 12월” 이라며 시간의 속도에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유독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기술’ 탓을 해야 할 것 같다.
싱가포르 제임스쿡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현대인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시간에 대한 인지를 빠르게 바꿔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 IT기기들은 우리 뇌가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하게 만드는데, 이 과정 탓에 마치 시간이 실제보다 더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우리 뇌를 ‘속인다’는 것.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러한 기술과 자주 접촉하는 사람일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다고 느낄 수 있으며, 반면 이러한 기술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자주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시간의 속도가 더 느리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정밀하게 표현하자면, 스마트 IT기기의 스크린에 시선을 장시간 고정하는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을 ‘과대평가’ 할 수 있다. 또한 규칙적으로 이런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여기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로 인해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간다고 느낄 수 있다.
연구진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짧고 간단한 광고 하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혼자 책을 읽는 사람에 비해 시간이 매우 빨리 지나간다고 느낄 수 있다”면서 “인터넷 접속을 잠시 끊고 모든 생활흐름의 속도를 조금 늦춘다면 시간이 지나치게 빠르게 흐른다고 느끼는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IT기기와 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이 정보를 더욱 효율적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업무 속도를 높여줘서 결과적으로 시간을 아끼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과거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진 역시 비디오게임 등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감각운동능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감각운동능력은 자전거 타는 법 등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사용하는 능력인데, 컴퓨터를 이용한 비디오 게임 등은 뇌의 이 능력을 활성화시켜 효과적이고 빠르게 능력을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싱가포르 제임스쿡대학 연구진의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의학저널인 ‘상호심사저널’(peer-reviewed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