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에 있는 가장 큰 별들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큰개자리 VY별’이 초신성이라는 최후 단계에 접어들기 전까지 몸무게를 엄청나게 줄이고 있는 이유가 정밀 관측으로 밝혀졌다.
천문학자들은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을 이용해 이 적색 극대거성이 질량을 잃고 있는 이른바 ‘다이어트’ 이유를 해명해냈다. 이번 관측에서는 이 별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먼지 입자가 예상보다 훨씬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런 거구 별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준비 과정일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한때 우주 최대 별로도 알려졌던 큰개자리 VY별은 정밀 측정으로 현재 8번째 큰 별로 확인되고 있다.
이 별은 우리 태양보다 약 1,420 ± 120배 크며, 이는 약 13AU(천문단위:지구-태양 간 거리)에 해당되는 길이로, 19억 7664만 km다. 질량은 태양의 30~40배, 밝기는 30만 배가 넘는다.
만일 이 별이 우리 태양의 위치에 있다면 그 크기는 이미 목성의 공전 궤도를 넘어섰고 지금도 매우 빠르게 팽창하면서 최후 단계로 접어들고 있을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이번 관측에서는 VLT에 장착된 ‘분광편광계에 의한 고대비 외계행성 연구장비’(SPHERE, 이하 스피어)를 사용했다. ‘스피어’가 채택하고 있는 적응광학 시스템은 이전보다 훨씬 뛰어난 수준으로 관측 자료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는 광원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구조조차 매우 상세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스피어’는 큰개자리 VY별이 뿜어내는 밝은 빛이 주위를 둘러싼 물질로 이뤄진 구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혀냈다.
또 이 장비에 있는 ‘취리히 이미징 편광계’(ZIMPOL, 짐폴) 모드를 사용해 별을 둘러싸고 있는 가스와 먼지 구름을 이전보다 훨씬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보고 별빛이 어떻게 주위 물질들에 산란하고 편광되는지까지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는 여전히 불분명한 먼지의 속성을 알아내는 핵심 정보가 된다.
이런 편광 결과에서 비롯한 정밀 분석 결과는 먼지를 구성하고 있는 입자들이 상대적으로 큰 지름 0.5㎛ 정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이 크기 역시 매우 작지만 이는 우주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먼지보다 무려 50배나 큰 크기다.
무거운 별은 팽창의 전 과정을 통해 상당한 양의 물질을 쏟아내는 데 이 별의 경우 매년 지구 질량의 30배에 달하는 물질을 먼지와 가스 형태로 쏟아낸다.
이렇게 생성된 물질 구름은 별이 폭발하기 전부터 이미 별 밖으로 밀려나가며 어느 시점에 먼지 중 일부가 파괴되고 나머지는 별 사이 우주공간으로 산란한다.
이런 물질은 초신성 폭발로부터 만들어지는 더 무거운 먼지들과 함께 다음 세대의 별을 형성하는데 사용된다.
하지만 이런 극대거성의 상층 대기에 존재하는 물질이 초신성 폭발 전에 어떻게 우주 공간으로 밀려나게 되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 메커니즘으로 가장 그럴듯한 가설은 대체로 별빛을 뿜어내는 원천이기도 한 ‘복사 압력’으로 생각돼 왔다.
하지만 복사 압력은 매우 약하므로, 먼지 입자는 별빛에 의해 밀려날 만큼은 커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입자가 너무 작으면 별빛이 먼지 사이를 그냥 통과하고 너무 크면 무거워서 밀어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큰개자리 VY별에서 관측한 먼지의 크기는 별빛이 효과적으로 먼지를 밀어내기에 적합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대만 천문학·천체물리학 중앙연구소의 피터 시클루나 박사는 “무거운 별의 수명은 짧다. 이런 별은 최후로 다가설수록 엄청난 양의 질량을 우주공간으로 뿜어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전에 우리는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이론상으로만 추정할 수 있었지만, 이제 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이 거대 별 주위에 있는 먼지 입자들이 비교적 큰 크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런 입자는 별의 강력한 복사 압력으로 밀려나기에 충분한 크기를 갖고 있다”면서 “바로 이런 점이 빠르게 질량을 잃어가는 현상을 설명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비교적 큰 크기를 가진 입자들이 별과 아주 가까운 영역에서 관측됐다는 사실이 말해주는 것은 이 먼지 구름이 별로부터 나오는 가시광선을 효과적으로 산란하고 있으며 별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복사 압력에 의해 밀쳐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런 먼지 입자의 크기는 이중 상당수가 큰개자리 VY별이 초신성 폭발로 최후를 맞이할 때 뿜어져 나오는 복사로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확산한 먼지들은 주변 공간을 채우고 다음 세대 별을 생성하는 재료가 될 것이며 이런 별이 행성을 거느리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천문학 & 천체 물리학 저널’(the journal Astronomy & Astrophysics)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ESO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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