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며 힘겹게 학업을 계속하는 싱글맘 학생을 위해 자상한 배려의 태도를 보여준 한 대학 교수의 행동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는 학생이 시험을 치르는 동안 복도에서 그녀의 두 아이들을 돌봐준 루이빌대학교 다니엘 크렙스 교수의 사진이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교수가 대학 복도 바닥에 편하게 주저앉아 자신의 학생인 모니카 로메로의 어린 두 아이들과 함께 노트북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며 놀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루이빌대학교 학군단(ROTC) 학생이었던 로메로는 주한미군으로 복무하다가 올해 여름 미국으로 돌아와 중단했던 학업을 다시 시작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학위 취득을 위해 노력하던 로메로는 몇 주 전 난감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전쟁사 기말시험을 치를 동안 자신의 두 아이 마커스와 미카일라를 돌봐주기로 했던 베이비시터가 시험 직전 갑작스럽게 약속을 취소해버린 것이다.
아이들을 돌봐줄 다른 사람도 구하지 못해 당황했던 로메로는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 빅토리아 헨리에게 조언을 구했고, 헨리는 아이들을 복도에 두고서라도 시험을 볼 것을 권장했다.
결국 그 말대로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온 로메로였지만, 불안한 마음을 떨쳐낼 수는 없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조용히 있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시험을 제대로 마치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시험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대로 아들 마커스가 밖에서 엄마를 부르기 시작했다. 로메로는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황급히 복도로 향했고, 크렙스 교수도 뒤를 따랐다.
이때 로메로는 교수가 시험장을 떠나라고 지시할 것을 각오했다. 그러나 교수는 전혀 예상 밖의 반응을 보였다. 로메로에게 “여기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가서 시험을 보라”고 말하고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아이들과 놀아주기 시작한 것.
로메로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 분의 행동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다정함이었다,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전했다.
친구 헨리는 이 순간을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린 뒤 “정반대의 행동을 취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교수님은 정말 자상하게 행동했다, 덕분에 내 마음도 따듯해졌다”고 썼다. 이 사진은 많은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