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서구언론은 '세계 최악의 동물원'이라는 제목으로 굶어죽은 동물들의 끔찍한 모습을 사진으로 전했다.
사자와 호랑이, 악어 등이 모두 굶어죽어 미라화 된 이 동물원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위치한 칸 유니스 동물원. 지난 2007년 개장한 칸 유니스는 가자기구 내 위치한 5곳의 동물원 중 한 곳이다. 170만명의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동물원이 이제는 최악의 흉물이 되어 사람의 전쟁에 희생된 동물의 비극을 몸으로 전해주는 셈.
지역 내 다른 동물원들과 마찬가지로 이곳이 초토화 된 것은 지난 2008년 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폭격과 이에맞선 무장조직 하마스의 전쟁이 원인이었다. 수천 여 명의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동물들은 그대로 방치돼 상당수 그대로 굶어죽은 것.
동물원 주인인 모하메드 아와이다는 "지난해 3주 간의 로켓 공격으로 동물 상당수가 죽었으며 그나마 살아남은 동물들도 굶주림에 몸부림치다 죽었다"고 고개를 떨궜다.
동물원 곳곳에 죽어있는 동물들이 미라처럼 굳은 것은 박제화됐기 때문이다. 전쟁의 참상을 세상 사람들에게 여과없이 보여주기 위해 아와이다가 썩어가는 동물 사체를 미라처럼 만들어낸 것.
국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인 아미르 칼릴은 "가자 지구의 동물원은 마치 감옥과 같은 세계 최악의 동물원"이라면 "아직 100마리의 동물들이 살아남아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죄없는 동물들은 인간 탓에 죽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