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월드피플+] 치매 할머니 위한 노래 만든 15세 소년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한 15세 소년이 치매에 걸린 자신의 할머니를 위해 작곡한 노래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전 세계의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매체는 영국 에식스 지방에 살고 있는 소년 해리 가드너가 76세 할머니 머린 맥기네스에 바치는 피아노 발라드 곡 ‘혼자가 아니야 –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위한 노래’(Not Alone – Song for Alzheimer’s)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드너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할머니가 증세 악화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게 된 사건에 큰 충격을 받고 처음 작곡을 결심했다. 그는 “고작 몇 주일 동안 뵙지 못했을 뿐이었는데, 다시 만났을 때 할머니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셨다”며 “할머니가 치매를 앓는 것은 알았지만 그런 일은 처음이었고, 그 충격을 감당하기 위해 작곡을 결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대보기


급속히 악화된 할머니의 증상에 가드너가 느낀 상실감은 노래 가사에도 잘 표현돼있다. 가드너는 “너무 빨리 벌어진 일이었고 정말 이상한 기분이었죠. 눈 한번 깜빡하는 사이에 모든 것이 변해버린 거예요”라고 노래한다.

노래는 맥기네스가 건네곤 했던 사소했던 말 하나하나를 진하게 그리워하는 가드너의 절절한 심정을 일상적 어조로 풀어내고 있다. 가드너는 “할머니가 찾아오실 때마다 초콜릿을 주셨던 일, 내 머리를 헤집으며 머릿결이 안 좋다고 핀잔하셨던 일 등등 할머니와 나 사이에 있었던 많은 일들을 노래에 담았다”고 설명한다.

가드너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이 곡의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해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게재했다. 이 영상에는 곧 각국 네티즌들의 적지 않은 관심이 쏟아졌다.

확대보기


이 같은 반응에 대해 가드너는 “치매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계기였다”며 “그런 만큼 이 질환에 대한 인식을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가드너는 자신의 곡을 온라인 상점에 내놓고 수익금을 알츠하이머 관련 성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이에 더불어 알츠하이머 인식 확산을 위한 별도의 온라인 후원 모금 페이지 또한 개설한 것으로 전한다.

가드너는 7살부터 피아노를 연주했었지만 음악인이 되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노래를 통해 받은 큰 관심 덕분에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보고 싶어졌다고 그는 말한다.

가드너는 “나는 음악가로서의 진로를 걷게 되리라 상상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면서도 “하지만 당장은 치매 인식 확산을 위해 최대한 많은 기금을 모으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추천! 인기기사
  • “UAE에 자리 뺏기나”…인도네시아 언론 “KF-21 사업서
  • “중국인이 안심하고 성매매하는 일본”…日 총리 지적에 네티즌
  • 400억짜리 ‘암살 드론’을 한국에 고의로 추락시킨 미군,
  • 잠수함 어뢰 한 방에 ‘쾅’…나토, 피격돼 침몰하는 군함 영
  • 英 스쿠버다이버, 잠수함 탐지하는 러 사용 추정 ‘소노부이’
  • “카바예바 없을 때 불렀다”…푸틴, 17세 모델과 ‘비밀 접
  • 28세 백악관 대변인, 60세 남편 고백…“엄마보다 나이 많
  • 중국 VIP 죄수들, 태국 감옥서 성매매·파티 벌여…지하 비
  • 남성 성기 그대로인데 “여탕 갈래요”…찜질방 vs 트랜스젠더
  • “왜 못 막았나요”…15세 성폭행범 전과 11건에도 입국한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