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오래 키운 애묘인들이라고 하더라도 고양이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속속들이 알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영국 링컨대학교 연구팀이 전 세계 전문가 19명의 의견을 수렴, 고양이들의 고통을 말해주는 25가지 징후들을 밝혀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전문가들에게 고양이들이 일반적으로 자주 보이는 91가지 행동을 분석해줄 것을 요구한 뒤, 80% 이상의 전문가가 '고통'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징후 25가지를 간추려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 국립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이 밝힌 25가지 징후들은 고양이의 신체적 고통 및 정신적 고통을 대변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이들 행동을 보일 때에는 고양이가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25가지 행동 중 한 가지 만을 보였다고 해서 고통을 느끼고 있다 확신할 수는 없으며, 두 가지 이상의 행동이 동시에 나타나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밀스 링컨대학교 생명공학부 동물행동의학과 교수는 “수의사와 고양이 주인들은 고통으로 인한 고양이의 행동변화를 대부분 알아차릴 수 있지만 가끔은 특정 행동에 의학적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의 일부라고 오인해 수의사에게 문의해야 할 큰 문제라고 생각지 못할 수도 있다”며 “기존보다 객관적인 기준에 의거해 작성한 이번 리스트가 고양이 주인 및 수의사들로 하여금 고양이의 고통을 인지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밝힌 고통 징후 25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절뚝거림
2. 도약을 잘 하지 못함
3. 걸음걸이 이상
4. 움직임 기피
5. 심계항진(불규칙하거나 빠른 심장 박동) 반응
6. 도망/숨기
7. 털 손질 하지 않음
8. 놀이행동 감소
9. 식욕 감소
10. 전반적인 활동 감소
11. 인간에게 몸을 비비는 행동 감소
12. 전반적인 기분 변화
13. 신경질적 행동
14. 등을 굽혀 높이 세우는 자세 취함
15. 몸 무게중심 전환 행동
16. 신체 특정 부위를 핥는 행동
17. 머리를 낮추는 자세 취함
18. 안검경련 (눈 둘레 근육 경련으로 눈 깜박임이 많아지는 증상)
19. 먹이 섭취 방식 변화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
20. 밝은 장소 기피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
21. 으르렁거림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
22. 신음소리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
23. 눈 감음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
24. 소변보기를 미룸
25. 꼬리 움찔거림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