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금발이 너무해’ 한 장면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 1959)에 출연한 마릴린 먼로는 당시 ‘금발=백치미’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은 금색 모발을 가진 다수의 서양인들이 검은색 혹은 갈색 머리를 가진 사람들보다 어리석다는 편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금색 모발을 가진 사람은 ‘생각보다’ 머리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태어날 때부터 금발을 가진 여성 1만 878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지능지수(IQ)를 체크한 뒤, 검은색, 갈색, 붉은색 모발을 가진 여성의 IQ와 비교했다.
그 결과 금발을 가진 여성과 다른 모발색을 가진 여성의 IQ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며, 오히려 금발을 가진 여성이 미세하게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금발 머리 여성의 평균 IQ는 103.2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갈색 머리의 여성이 102.7, 붉은색 머리 여성이 101.2, 마지막으로 흑발 여성이 평균 100.5의 IQ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금발 남성의 IQ는 다른 모발 색의 남성들과 거의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연구를 이끈 오하이오주립대학의 제이 자고르스키 박사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은 때때로 취업이나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면서 “이번 연구는 금발을 가진 사람들의 지적능력과 관련한 차별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발 색깔과 지적능력 사이에 특별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설명하긴 어렵지만, 약간이나마 금발을 가진 사람들은 성장 과정에서 다른 색의 모발을 가진 사람들보다 책읽기 등 더 많은 지적 자극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경제 전문 저널인 ‘이코노믹 블리틴’(economics bulletin)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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