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체르노빌 원전사고 30년… ‘죽음의 땅’서 야생동물 번성

작성 2016.04.21 15:17 ㅣ 수정 2017.07.1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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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시 남방 130km 지점에서 인류 최악·최대의 원전사고가 터졌다. 바로 올해로 정확히 30년 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다.

이후 사고로 인한 피폭(被曝)과 방사능 휴유증 등으로 수십 만 명의 사상자를 낳았다고 전해지나 사실상 피해 집계가 불가능할 만큼 체르노빌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 대학 사바나 리버 생태학 연구소(Savannah River Ecology Laboratory)측은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CEZ)이 야생동물들로 북적인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11만명의 주민들은 모두 떠났으나 그 자리를 동물들이 대신한 CEZ는 사고 반경 30㎞ 이내 지역으로 '죽음의 땅'으로도 불린다.  

이번 연구는 오랜시간 발길이 끊긴 CEZ에 30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이루어졌다. 카메라 주위에 동물들이 좋아하는 냄새를 풍겨 가까이 다가오게 만들어 동물의 종류와 개체수 등을 연구한 것.

그 결과 카메라에 총 14종의 포유동물이 확인됐으며 그중 회색늑대(gray wolf)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이외에 여우와 라쿤, 사슴, 멧돼지 등이 모습을 드러내 방사능 오염과 상관없이 많은 야생동물들이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결과는 과거 발표된 연구와 맥을 같이한다. 지난해 영국 포츠머스대학 연구진은 체르노빌 주변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고라니와 노루, 붉은 사슴, 멧돼지 등의 개체수가 사고 이전만큼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늑대의 개체수는 인근 지역에 서식하는 늑대에 비해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CEZ는 야생동물의 '천국'이 됐지만 이 지역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해진 것은 아니다. 방사능 전문가들은 향후 2만년이 지나도 이 지역에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야생동물에 있어서는 방사능보다 인간이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연구를 이끈 제임스 바슬리 박사는 "5주간 CEZ내 94개 지역을 이동하며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동물들은 먹이와 물이 있는 지역에서 더 자주 발견됐을 뿐 방사능 수치와 개체수는 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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