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드래곤 레이디’라고 불리는 미국의 고공정찰기 U-2의 조종사가 상공에서 촬영한,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U-2 정찰기는 한계고도가 9만 피트(약 27.4㎞)로, 현존하는 군용기 중 가장 높이 날 수 있다. 이는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비행기가 날 수 있는 최대 높이의 2배에 달한다.
최근 공개된 영상은 U-2 정찰기에 탄 조종사가 촬영한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우주비행’이라고 볼 수는 없다. 국제항공연맹(FAI)는 고도 100㎞ 이상, 즉 대기권을 벗어난 상태만을 우주비행이라고 규정한다.
비록 우주를 여행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U-2 정찰기에 탑승할 경우 우주와 가까운 고고도(高高度)에서 푸른 지구와 모습과 아름다운 수평선, 해가 지고 뜨는 환상적인 빛의 라인을 볼 수 있다.
이 동영상을 공개한 미 공군은 2019년 U-2 정찰기의 퇴역을 앞두고, 이 군용기가 여전히 유용한 정보를 가져다주는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했다.
미 공군의 한 관계자는 “U-2 정찰기에는 첨단 센서가 장착돼 있어 ‘보고 듣는’ 것이 모두 가능하다. 예컨대 U-2가 뉴욕시 상공을 날면서 동시에 워싱턴DC에서 나는 음향 정보를 및 영상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2 정찰기는 대북 정찰임무에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 1월 북한의 수소폭탄 핵실험으로 군 경계태세가 강화됐을 당시, 주한미군은 U-2 정찰기를 이용해 고고도에서 북한의 동향을 살피기도 했다.
이번 영상은 고고도를 장시간 비행할 수 있는 U-2 정찰기가 운용된 60년 이래, 최초로 촬영‧공개한 지구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편 미군이 구 소련과의 냉전시대인 1967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60년간 운용해 온 첩보기인 U-2 고공 정찰기는 1958년까지 총 55대를 생산했으며, 당시 동구권 국가에 대한 비밀정찰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생산 당시에는 존재 자체가 기밀에 속했지만, 1960년 5월 1일 소련 영공에서 정찰중 격추 당하면서 처음으로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1966년에는 대형 고고도 성능향상형인 U-2R 개발을 시작해 1968년까지 12대를 추가 제작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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