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냥 괜찮았어요. 그 애가 저를 괴롭혔죠. 그런데 다른 친구들까지 가세해서 제가 대꾸할 때까지 끊임없이 못살게 굴었죠.'
대니 피츠패트릭은 13세 소년이었]다. 그리고 세상을 채 알기도 전에 스스로 다른 세상을 선택하고 말았다. 그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쓴 편지가 페이스북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다. 지옥과도 같았을 피츠패트릭의 짧은 삶과 어른들, 세상의 무심함을 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최근 NZ헤럴드는 피츠패트릭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편지는 그의 말못할 고통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어 읽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피츠패트릭의 편지에 따르면 선생님들도 그가 왕따를 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제지하지 않았다. 특히 친구들에 따르면 한 선생님은 실제 아이들이 때리고 괴롭히는 장면을 직접 봤지만 충분히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고 했다.
피츠패트릭 역시 편지에 그 교사를 언급했다.
'그 선생님은 정말 좋은 분이셨어요. 저를 이해해주셨고 뭔가 도움을 주려고 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어요.'
결국 그는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까지 입어야 했다.
친구 중 한 명은 페이스북에 '피츠패트릭의 미소를 가까이에서 보고 그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도움의 손길을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괴롭힘과 구타를 받으면서도 그 아픔을 감추려 했는지 느껴진다'고 적었다.
그의 누나 아이린은 최근 모금사이트를 열었다. '왕따 문제'에 사회적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하기 위함이다. 불과 이틀 만에 9만 달러(약 1억원) 이상이 모금됐고, 아이린 등 피츠패트릭의 가족들은 대부분을 왕따 및 자살예방 단체에 기부했다.
아이린은 "내 동생은 13살에 불과한, 아직 세상을 등질 나이가 아니었다"면서 "비슷한 일을 겪고 있을지 모르는 다른 아이와 가족들이 있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