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60대 노인이 휴대폰 게임에 50만 위안(약 8500만원)이라는 거금을 쓰고, 온라인 게임 채팅을 통해 젊은 여성 세 명과 교제를 나눈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하지만 노인을 온라인 채팅게임에 빠져들게 한 이유가 다름아닌 ‘외로움’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거노인에 대한 동정론이 일고 있다.
중국강소망(中国江苏网)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에 거주하는 뤼(刘)씨는 몇 년 전 평생을 함께 해온 부인과 사별했다. 자식이 셋이나 있지만, 베이징 순이구(顺义区)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생활해오고 있다.
자식들은 가끔 돈을 부쳐줄 뿐, 직접 뤼씨를 방문하는 횟수는 지극히 드물다. 그러다 보니 뤼씨에게는 부족할 것 없는 ‘돈’은 있지만 일상을 함께 하는 ‘가족’은 없는 셈이다.
그는 “생활하는 데 부족함은 없지만, 돈을 보고 있다고 거기서 ‘행복’이 나오지는 않았다”면서 “이 나이에도 게임에 돈을 쓰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지”라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 채팅에서 사귄 여자친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는 “처음에는 게임에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줄은 몰랐는데, 어느날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여자가 나를 ‘영감’이라고 부르더라고… 불현듯 아내 생각이 났지”라고 말했다.
서로 전화번호도 알리지 않고, 그저 온라인 채팅으로 이야기를 나눌 뿐이지만, 그는 “채팅을 할 때면 마치 편지를 쓰고 있는 느낌이 든다”며, “젊은 시절 아내에게 편지를 쓰곤 했는데, 그때로 돌아가 아내에게 편지를 쓰는 기분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게임에 이미 50만 위안의 거금을 쓴 그는 “나에게 돈은 충분하고, 자식들도 돈을 보내주고 있다”며 “하지만 아이들이 손주들을 데리고 찾아온다면 이 돈을 게임에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는 이는 없었다.
“줄곧 연락이 되질 않는다”고 말하는 뤼씨의 표정에서 외로움이 묻어났다.
50만 위안을 게임에 쏟아 붓고, 온라인 채팅으로 여자친구를 사귀는 그가 정작 간절히 바라는 것은 누군가 곁에 함께 해 줄 사람의 따스한 온기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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