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NBC 방송 등 현지언론은 위스콘신 출신의 다니엘 멕케이브가 장기이식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지 단 40분 만에 간을 이식받아 건강을 회복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제는 매년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될 다니엘의 병명은 선천성담도폐쇄증. 젖먹이에서 볼 수 있는 이 질환은 간외담관의 일부 혹은 전부가 폐색된 상태로 다니엘의 경우 간 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꺼지는 상황이었다.
이에 다니엘이 입원한 시카고의 한 병원은 부모와 상의한 끝에 지난 13일(현지시간) 오전 10시 15분 장기이식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엄마 멜로디는 "주치의는 간을 이식받는 것 외에 다니엘이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결국 며칠이 걸릴 지, 몇달이 걸릴 지 모를 장기이식을 하염없이 기다릴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적은 불과 40분 만에 이루어졌다. 10시 55분 다니엘에게 딱 맞는 간이 마치 영화처럼 나타난 것. 병원 측에 따르면 이 간은 사망한 30대 성인이 기증한 것으로 두 부분으로 나뉜 후 다니엘과 다른 성인에게 각각 이식됐다.
엄마는 "주치의가 이식할 간이 생겼다는 소식을 전했다"면서 "너무나 놀라 한마디 말도 못했으며 한편으로는 고마웠지만 또 한편으로는 기증자 가족이 떠올라 슬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의료팀은 곧바로 간 이식수술에 나섰다. 주치의 리카르도 슈퍼리나 박사는 "수술 당시 다니엘은 단 4kg의 몸무게였으며 건강 상태도 좋지 않았다"면서 "역대 장기이식 환자 중 가장 어린 나이였지만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3주 정도 집중치료를 받으면 완전히 회복해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이번 다니엘의 사례가 장기기증의 중요함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매년 6000명 정도가 간 이식 수혜를 받고 있으며 대기자도 1만 4000명에 이른다. 평균 대기시간은 성인의 경우 149일, 어린이의 경우 86일로 우리나라(244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짧은 편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