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역대 최악의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자아이가 짙은 스모그 때문에 길을 잃어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의 동영상이 공개됐다.
중국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이 영상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안후이성 서북부 푸양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 소녀는 “경찰아저씨, 버스에서 잘못 내렸어요.”라고 도움을 요청하고, 어디에 있는 학교를 다니냐는 경찰의 물음에 원래 내려야 할 정거장의 이름을 말한다.
소녀의 학교 이름을 들은 경찰은 잘못 내린 것 같다며 다른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소녀는 “아빠가 거기서 절 기다리고 있어요”라며 불안한 표정으로 울먹인다.
경찰은 소녀를 안심시킨 뒤 곧장 동료 경찰에게 무전으로 “대로변으로 경찰차를 가지고 와라. 아이 한 명이 스모그가 너무 심해서 (길을 잘 보지 못하고) 버스에서 잘못 내렸다”면서 “아이를 차에 태워 학교까지 데려다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이어 현재 위치를 말해준 뒤 다시 한 번 스모그 안개가 매우 심하다며, 어서 해당 장소로 와 아이를 빨리 데려다 주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 영상에 등장하는 경찰과 소녀 뒤로 언뜻 봐도 심각한 수준의 스모그 안개가 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경찰차를 타고 무사히 학교로 향했다.
이 동영상은 SNS를 통해 급속하게 퍼졌고, 네티즌들은 이렇게 스모그가 심한 날 아이가 등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분노를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경찰 홍보 등을 위한 ‘설정’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길을 잃을 정도로 심각한 스모그 사태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은 가운데, 실제로 유사한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5년 12월, 안후이성의 한 여성은 친척집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짙은 스모그에 갇혀 길을 잃었고, 가족들이 실종 신고 끝에 몇 시간 만에 근처 숲에서 이 여성을 찾아낸 해프닝이 있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