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교통사고 사망자 곁에 둔 채 돈 줍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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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수엘라의 교통사고가 난 거리에 돈이 흩뿌려지자 사람들이 길가에 차를 세운 뒤 돈을 줍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사진=노티시아알디아)


혹독한 경제난에 마음까지 차갑게 변해버린 것일까.

교통사고현장에서 사람들이 사망자를 버려둔 채 돈을 줍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 언론에 보도돼 공분을 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가 난 곳은 베네수엘라의 마누엘 카를로스 피아르 고속도로. 고속도로를 질주하던 도요타 SUV 차량이 타이어 펑크로 전복했다.


제어되지 않은 차량은 차로를 벗어나 고속도로 옆 들판으로 퉁겨나갔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2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또 다른 1명은 크게 다쳤다.

사망자가 차로에 쓰러져 있는 처참한 사고현장. 주변을 지나던 차량이 하나둘 멈추고 사람들이 내렸지만 사망자를 살펴보거나 부상자를 챙기는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사람들은 길에 뿌려진 지폐를 줍는 데만 열중했다.

사고차량엔 현금이 가득 실려 있었다. 사고가 나면서 차량에선 50볼리바르권, 100볼리바르권 등 베네수엘라 지폐가 쏟아져 나와 길에 뿌려졌다. 2003년 고정환율제를 도입한 베네수엘라의 1볼리바르는 1달러로 환율이 고정돼 있다. 하지만 환율폭락으로 인해 실제로는 100볼리바르는 2센트 가치 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차로에 시신이 쓰러져 있었지만 사람들은 지폐를 쓸어담는 데 바빴다.

인정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상황을 누군가 핸드폰으로 촬영해 언론에 제보하면서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인터넷엔 "아무리 돈이 최고라지만 죽은 사람을 옆에 두고 너무했다" "인정이 메마른 국가, 이민 가고 싶다"는 등 안타깝다는 글이 쇄도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SUV 차량은 브라질로 넘어가려다 사고를 당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부상자는 "식품을 사려고 브라질 국경을 넘으려다 타이어 펑크가 나면서 사고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현금은 식품 등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한 돈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차량에 실려 있던 돈이 약 300만 볼리바르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돈의 출처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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