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직장의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 대개는 근무시간 보장, 높은 성장 가능성, 우수한 복지제도와 높은 연봉 등을 우선순위로 꼽을 것이다.
그러나 영국에는 이 모두를 누리는 이들이 있다. 무료 아침식사와 유연한 근무시간, 400%에 달하는 보너스, 해외휴가비 전액 지급 등 혜택이 다양하다. 심지어 700만원 상당의 자선단체 기부금도 주어진다고 한다.
일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날에는 언제든 당구대, 플레이스테이션4, 무료 맥주를 즐기면 된다. 한 달에 한 번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점심시간과 주말 저녁 사교모임이 주어지고, 매주 열리는 축구·농구 게임, 무료 체육관과 요가 스튜디오 같은 복지 시스템도 제공된다.
이 모두는 ‘money.co.uk’ 사이트의 창립자이자 경영이사인 크리스 모링이 고심한 결과물이다. 그는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 만들기’를 회사의 사명으로 삼았다.
모링은 "나의 팀을 돌보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들에게 제일 좋은 것을 해주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나의 가장 귀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가 직원을 만족시키기 위해 세운 계획은 43억이 넘는 돈으로 회사본부를 수리하는 일이었다. 먼저 잉글랜드 글로우스터셔 사이렌체스터에 2등급으로 등록된 성을 개조했다. 14개월의 장기 프로젝트는 사내직원 50명의 협의 하에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 로렌스 루웰린 보웬과의 공동 작업으로 진행됐다.
약 300평 크기의 사무실들은 즐거움과 창의성이 넘친다. 언제든 별장, 도서관 또는 얼음동굴에서 회의를 열거나 롤링 스톤스를 테마로 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은 유머와 사회적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었다. 팝콘 기계, 테이블 축구 게임, 오락실, 스타워즈 시네마 등 직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모링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사람들이 일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 생산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이며, 우리는 팀원들이 원하는 바를 모든 디자인에 참고했다. 일하는 동안 서 있거나 혼자 일하길 원하는 직원도 있었다. 결국 핵심은 어디서든 직원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고 그들의 바람이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 때, 물리적 환경을 고려하는 것은 단지 퍼즐의 작은 한 조각에 불과하다.
그는 "당신의 팀원 스스로가 정말 가치 있고, 자신의 의견이 소중하게 반영된다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일이 우리가 제공하는 어떤 수당이나 특혜보다 훨씬 더 가치 있다. 생산성도 무한해진다"고 말했다.
회사의 직원은 7년의 세월 동안 7명에서 50명으로 늘어났고, 지금도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 모든 지원자를 일일이 인터뷰하며 까다로운 채용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해에는 팀을 20% 이상까지 성장시킬 계획이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