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런던에 사는 루시 브라운(38). 그녀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온라인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한 남성과 데이트를 즐겼다. 첫 번째 데이트를 마친 뒤 이 남성이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그녀는 두 번째 데이트는 사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얼마 전 그에게서 믿기 힘든 문자메시지가 돌아왔다. 그는 장문의 문자메시지에서 “(당신 때문에) 난 매우 피폐해졌다”면서 “그날 내가 당신을 위해 쓴 술값이 85파운드(약 13만원)다. 이것을 보상받았으면 좋겠다”고 ‘간곡하게’ 요구했다.
이어 “당신이 그날 실수로 내 손목시계를 차고 갔는데, 그 시계는 보내지 않아도 괜찮다. 그 시계를 받으면 다시 당신 생각이 나 힘들 것 같다”며 자신의 계좌번호를 함께 적어 보냈다.
브라운은 “나는 그와 채팅사이트에서 고작 한 달 남짓 이야기를 나눈 뒤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난 것뿐이었다. 성격이 좋은 사람 같았지만 나는 두 번째 데이트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서 “처음 그의 문자를 받았을 때에는 그저 눈물이 날 정도로 웃긴 농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매우 진지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결국 그녀는 당시 술값인 85파운드의 절반인 42.50파운드(약 6만 500원)를 그의 계좌로 송금했다.
브라운은 또 그의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SNS에 올리며 사연을 밝힌 뒤, 평소 기부해오던 자선단체에 42.50파운드의 기부금을 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