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업, 야근만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머리 속에 ‘일 걱정’이 맴돈다면 설령 정시 퇴근을 하더라도 스트레스와 심장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서리대 등 국제 연구진이 외국계 은행 직원 550명을 대상으로 업무와 관련한 생각을 떠올리는 것과 스트레스 인자인 심박변이도(심장 박동과 박동 사이의 간격 차이)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직장과 가정에서 자기 시간을 방해받았을 때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참가자의 스트레스 수준은 오후 8시 30분이 될 때까지 위험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심지어 일부 직원은 이런 위험 수준이 자정이나 오전 1시까지 지속했다.
또한 절반 이상의 참가자는 업무에 대한 똑같은 생각이라도 회사에서보다 집에서 그것을 떠올릴 때 더 많은 스트레스를 더 받았다.
이는 이처럼 스트레스를 더 받는 사람들은 직장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항상 일하는 습관을 갖기 위해 애쓰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공동 저자인 데이비드 플렌스는 “일 걱정을 집에 가져가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나빴으며 이렇게 항상 일하는 문화는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일에 묻혀 사는 것이 나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실제 정확히 어떤 피해를 보게 되는지를 측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협력한 한 금융사 관계자는 “집에서까지 일 걱정을 하는 이유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테블릿 PC를 통해 항상 연결돼 있다는 영향으로 인한 것”이라면서 “이 연구는 이를 처음으로 다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상호검토(피어리뷰)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휴먼 뉴로사이언스’(Frontiers of Human Neuroscience) 최신호(1월31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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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