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 때는 온갖 뒤치다꺼리에 밤낮이 따로 없다. 겨우 걸음마 떼고 뛰어다니면 넘어지고 부딪칠까 눈을 떼지 못한다. 그러다 머리 굵어지면 제 혼자 큰 양 부모를 무시하기 일쑤고, 아예 말도 섞지 않으려 한다. 자식은 ‘부모 전생의 업보’처럼 여겨지기 일쑤다. 하지만 장점 또한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수명과 관련, 자식이 있으면 없는 것보다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연구진이 자녀가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논문을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자녀가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대수명은 남성이 여성보다 좀 더 많다.
연구진은 스웨덴에서 1911년부터 1925년 사이에 태어난 남녀 총 140만 명의 연구 자료를 수집해 이들의 생존 기간과 배우자 및 자녀 유무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자녀가 한 명이라도 있는 남녀는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사망할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논문에서 “자녀 유무에 따른 평균 수명의 차이는 60세 시점에 남성이 2년, 여성이 1년 6개월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80세 시점에서 남은 기대수명은 남성은 자녀가 있으면 7년 8개월로,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8개월 더 길었다. 반면 같은 시점에 여성은 자녀가 있으면 9년 6개월로,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7개월 더 길었다고 한다.
물론 이번 연구는 단지 자녀가 있는 것과 오래 사는 것 사이의 연관성을 지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가 있으면 꼭 수명이 늘어난다고 결론지을 수는 없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하지만 연구진은 자녀가 있는 부모는 노후에 자녀를 통해 사회적인 것이나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그런 기회조차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자녀가 없는 사람들은 자녀가 있는 사람들보다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자녀가 있는 것과 오래 사는 것 사이의 연관성은 이혼했거나 사별하는 등 미혼 상태에 있는 나이 든 남성의 경우가 가장 강했다.
이는 이런 남성이 배우자가 없어 자녀에게 더 많이 의존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딸이 아들보다 오래 사는 데 혜택을 더 준다는 기존 결과를 되풀이하지는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역학·공동체 건강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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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