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요양원에 나타난 말(馬), 치매노인과 교감·치유하다

작성 2017.03.28 15:00 ㅣ 수정 2017.03.28 15:00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세계 이슈 케챱 케챱 유튜브 케챱 틱톡 케챱 인스타그램
확대보기
▲ 말 레니와 어르신들의 교감은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사진=이스트하버 요양원)


지난주 뉴스공유사이트인 레딧닷컴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화제였다. 커다란 말 한 마리가 요양원 복도에서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있는 장면이었다. 마차를 끄는 이 말은 마치 위로하고 다독여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할머니 역시 편안한 얼굴로 말을 쳐다보고 있었다.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하버 요양원에서 찍힌 사진이었다. 뒤늦게 확인해본 결과, 이 말의 이름은 레니였다. '레이레이'라는 애칭까지 갖고 있는 이 말은 요양원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사랑받고, 이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스트하버 요양원의 관리자 캐롤린 마틴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투데이닷컴과 인터뷰에서 "일종의 애완동물 치료법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확대보기
▲ 요양원의 한 할머니가 신기한 듯한 표정으로 말의 얼굴을 만져보고 있다. (사진=이스트하버 요양원)


그는 "처음에 요양원 직원들은 말을 요양원 실내복도까지 데리고 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반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틴은 꼭 말을 데리고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은 바로 그 곳에 있는 대부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동권에 심각한 제약이 있기 때문에 거리를, 초원을 내달리는 말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또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즐겁게 운동하는 데도 큰 자극이 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확대보기
▲ 말 ‘레니’는 미시간주의 한 요양원에 가서 그곳의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교감을 나누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치매에 걸린 한 할아버지가 말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사진=이스트하버 요양원)


그리고 마틴은 미시간주의 '매기 프로벤자노'라는 목장 측과 접촉해서 말을 섭외했다. 프로벤자노 측 역시 난색을 표했음은 물론이지만 설득해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앓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포함해서 많은 요양원 환자들은 말과 두 시간 넘도록 교감을 나눴고, 쓰다듬고, 말을 걸고, 따라서 움직였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물론, 가족들, 직원들도 알 수 없는 뭉클함에 눈시울을 적셨다.

마틴은 "말을 데리고 와서 함께한 것은 지금까지 요양원에서 했던 '최고의 운동의 날'이었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이날의 경험에서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추천! 인기기사
  • ‘이상한 성관계’ 강요한 남편…“부부 강간 아니다” 법원 판
  • 아내와 사별 후 장모와 결혼식 올린 인도 남성…“장인도 허락
  • 호찌민 관광 온 한국 남성, 15세 소녀와 성관계로 체포
  • 악몽 된 수학여행…10대 여학생, 크루즈 배에서 집단 강간
  • 14세 소녀 강간·임신시킨 남성에 ‘물리적 거세’ 선고…“가
  • 女 400명 성폭행하는 정치인 영상 ‘발칵’…“2900여개
  • 14세 소녀 강간 후 ‘산 채로 불태운’ 두 형제, 법의 심
  • 비극적 순간…도망치는 8살 아이 뒤통수에 총 쏴 살해한 이스
  • “용의자 중 11살짜리도”…소년 12명, 14세 여학생 집단
  • ‘성녀’인가 ‘광녀’인가…‘싯다’로 추앙받는 여성 화제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