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지역언론은 네브래스카주 세인트폴에서 한 가정의 아빠이자 산부인과 의사로 살다 간 단 하라힐(52)의 감동적인 사연을 전했다.
단란한 한 가정의 아빠로 행복한 삶을 살던 그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지난해 11월 대장암 판정을 받으면서다. 이어 그는 지난달 23일(이하 현지시간)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돼 살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청천벽력같은 통보를 받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인생의 마지막 순간, 그가 가장 아쉬워했던 것은 바로 5월에 예정된 아들 노아의 고등학교 졸업식과 6월로 잡은 딸 에밀리아의 결혼식이었다. 인생의 중요한 자리에 자신이 없다는 것은 하라힐 본인에게나 자식에게도 큰 고통과 안타까움이 될 터.
이같은 마음을 알게 된 자식들은 곧 떠나갈 아빠를 위해 감동적인 이벤트를 준비했다. 진단 다음날인 24일 병원에 있는 예배당에서 졸업식과 결혼식을 동시에 하기로 결정한 것. 이를 위해 하라힐의 가족과 친척, 친구들이 모여 갑작스러운 행사를 준비했다.
다음날 오후 사연을 들은 학교 선생님이 먼저 노아에게 졸업장을 건네며 행사를 시작했다. 또 30분 후에는 딸 에밀리아와 사위가 하객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휠체어를 타고 맨 앞에서 자식의 결혼식과 졸업식을 지켜본 그의 눈망울은 촉촉한 눈물과 웃음이 교차했다. 그리고 감동적인 행사가 끝난 8일 뒤 그는 가족들의 오열 속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부인 셸리는 "자식의 결혼식과 졸업식을 지켜본 남편은 입이 귓가에 걸릴 정도로 기뻐했다"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로서, 또 지역 사회 최고의 의사로 일했던 그가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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