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경찰이 장난감 권총을 든 10대 강도를 사살해 정당방위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경찰은 8일(현지시간) 밤 10시쯤 승용차를 타고 가다 권총을 든 2인조 강도를 만났다. 차에는 5살 된 경찰의 아들도 타고 있었다.
강도들은 경찰을 위협하며 자동차를 강탈하려 했다. 사복 차림이던 운전자가 경찰이라는 사실을 강도는 알아채지 못했다.
경찰은 순간 신분을 밝히며 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겼다.
2명 강도 중 한 명은 도주했지만 또 다른 강도는 현장에서 총을 맞고 사망했다. 죽은 강도는 14살 소년 마두로 카바냐였다.
현지 언론은 "가슴과 배에 총을 맞은 강도가 숨을 거칠게 몰아내쉬다가는 현장에서 숨이 끊어졌다"고 보도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수습한 권총은 장난감이었다. 장난감 권총을 들고 있던 14살 소년을 경찰이 사살한 셈이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현지에선 정당방위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을 옹호하는 쪽에선 "강도가 들고 있는 총이 진짜인지 장난감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경찰이 총을 쏜 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찰을 비난하는 측은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특히 일반인도 아니고 경찰이라면 섣불리 총을 쏜 건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경찰 관계자는 "무기가 장난감이고 범인이 14살 소년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건이 복잡해졌다"면서 "현재로선 경찰도 입장을 정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검찰은 정황증거를 더 확보한 뒤 경찰의 정당방위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