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그나 불도그처럼 코를 포함한 얼굴 전체가 납작한 개들이 가진 유전자의 비밀이 밝혀졌다.
퍼그는 중국 출신 견종으로 불도그와 외모가 비슷하지만 코가 더 눌려있고 얼굴에 주름이 많다. 불도그에 비해 몸집이 더 작고 긴 꼬리가 등 쪽으로 말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불도그는 영국 출신 견종으로 퍼그보다 몸집이 크고 목이 두꺼우며 짧은 꼬리가 엉덩이에 바짝 붙어있다.
영국 에든버러대학 연구진은 여러 혈통의 개와 믹스견 등 총 374마리를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 및 CT촬영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또 두개골 형태를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3D촬영을 실시하고 두개골의 정확한 크기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SMOC2’라는 유전자의 유무에 따라 두개골의 모양과 크기, 얼굴 길이 등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유전자가 변형될 경우 단두증(납작 머리증), 즉 얼굴이 납작하고 코가 짧은 머리와 얼굴 형태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단두증은 어린아이들에게서도 종종 나타난다. 두개골의 특정 부분 유합이 정상보다 조기에 이뤄지면서 뒤통수가 납작하고 이마가 불룩하게 튀어나오거나 정수리 부분이 높은 형태의 기형이 생기며 수술이나 교정을 통해 기형을 바로잡는다.
개에게서 단두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찾아낸 이번 연구는 태아 시절 미리 단두증을 진단하고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Cell)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