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뱀을 쏙 빼닮은 독특한 형태의 로봇이 개발됐다.
도호쿠대학 연구진이 최근 공개한 이 로봇은 길이 8m의 가늘고 긴 형태를 띠고 있으며, 앞쪽에는 머리 역할을 하는 센서와 카메라가 내장돼 있다.
또 둥글고 긴 ‘몸통’ 외부로는 마치 동물의 피부를 연상케 하는 ‘털’이 심어져 있다.
이 로봇은 재난 및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하기 어려운 곳까지 샅샅이 탐색하기 위해 개발됐다. 특히 지진이나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무너진 건물의 돌무더기 사이를 오가거나 벽을 기어오르며 부상자를 구조하는데 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몸통 외부를 감싸고 있는 털 형태의 인조모(毛)는 로봇의 외부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더욱 원활하게 재난 현장을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계 최초 뱀 형태의 로봇인 이것은 전방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피하거나 방향을 바꿀 수 있고, 무게 3㎏까지의 물건을 싣고 초속 10㎝의 속도로 이동할 수도 있다.
연구를 이끈 사토시 타도코로 교수는 “2011년 발생한 일본대지진 등 최근 일본을 덮친 크고 작은 지진을 겪으면서 이 로봇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면서 “지진이나 쓰나미로 집과 건물이 붕괴됐을 때, 내부에서 그나마 안전한 장소가 어디인지, 어느 지점의 건물 잔해에 부상자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재해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3년 이내에 현장 투입이 가능할 정도로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해당 로봇을 이미 후쿠시마 원전 탐사에 투입해 테스트를 마쳤으며, 이때 발견한 문제점들을 수정하고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