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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연구관찰 신경쓰다 생태 습성 바꾼 야생 침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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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고 있다, 당신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 삶은 당신들의 시선 때문에 왜곡됐다.'

자신의 모든 삶이 24시간 생중계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트루먼 쇼’를 연상케 하는 흥미로운 실험결과가 공개됐다.

영국 세인트앤드류스대학 연구진은 우간다 부동고(Budongo) 숲에 서식하는 침팬지 무리 중 ‘손소 침팬지’와 ‘와이비라 침팬지’ 두 그룹을 대상으로 관찰 실험을 실시했다.

두 그룹 모두 동일한 환경의 야생에서 서식했으며, 손소 침팬지 그룹은 27년간 과학자들의 관찰 대상이었고 와이비라 침팬지 그룹은 이번 연구를 위해 약 6년 간만 관찰 대상이 됐다.

연구진이 이들 침팬지 그룹의 사냥 방식을 분석한 결과, 과학자들의 지속적인 관찰을 받아 온 손소 침팬지 그룹은 주로 작은 원숭이 무리를 사냥대상으로 삼으며, 사냥할 때에는 무리로 함께 움직이는 특징이 있었다.

반면 와이비라 침팬지 그룹은 홀로 사냥을 하기도 하고, 종을 따지지 않고 주로 손에 잡히는대로 사냥을 하고 잡아먹는 습성을 보였다. 특히 붉은 영양을 주로 사냥했는데, 이는 손소 침팬지 그룹은 단 한 번도 사냥한 적이 없는 동물이었다.

뿐만 아니라 두 그룹은 잡은 먹이를 무리 안에서 나누는 습성도 달랐다. 지속적인 관찰을 받은 손소 침팬지 그룹은 먹이를 잡은 뒤 지배계급의 상위층에 있는 수컷이 먹이를 독차지했다. 때로는 상위층 수컷이 사냥에 참가하지 않았어도 먹이는 이 수컷의 차지였다.

하지만 와이비라 침팬지 그룹은 잡은 먹이를 고루 나눠먹는 습성을 보였다. 새끼부터 사냥에 나가지 않은 침팬지까지 먹이를 고루 나눠가질 수 있었다.

연구진은 같은 서식지에서 같은 먹잇감을 두고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손소 침팬지 그룹은 27년간 사람(과학자)들이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캐서린 호바이터 박사는 “손소 침팬지 그룹은 매우 어린 새끼부터 성체까지,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신들을 따라다니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다”면서 “과학자들의 관찰은 손소 침팬지 그룹의 사냥을 방해했다. 이 때문에 와이비라 침팬지는 다양한 종을 사냥하는 반면, 손소 침팬지는 작은 원숭이만을 주로 사냥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와이비라 침팬지 그룹은 과학자들이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사냥에 있어서 더욱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오랜 기간 따라다니며 연구하는 것이 침팬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그들의 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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