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산모의 출산을 돕던 중 정작 자신의 아이를 유산한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알 아라비아 등 현지 언론의 5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 룩소르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는 베르바트 모하메드 탈라트는 얼마 전 한 산모의 제왕절개 수술을 집도했다.
수술이 한참 진행됐을 무렵, 탈라트는 갑작스런 하혈과 함께 복통을 느꼈지만 끝까지 자신이 맡은 산모의 수술을 포기하지 않았다.
수술대에 누운 산모에게서 무사히 신생아를 꺼낸 뒤에야 다른 의사를 불러 뒷마무리를 부탁한 뒤 수술실을 빠져나왔다.
이후 자신의 건강 상태 역시 심상치 않다고 느낀 탈라트는 해당 병원에 입원해 진단을 받았다. 그 결과 자궁 외 임신 중이던 그녀가 태아를 유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궁이 아닌 난관에 수정란이 착상하는 자궁 외 임신을 초기에 발견할 경우 약물요법과 수술 등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를 받지 않은 상태로 오랜 시간이 흐를 경우 자궁 외 임신이 된 부위, 특히 난관 등이 태아의 크기를 견디지 못해 파열될 수 있다. 이 경우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출혈이 생기면서 임산부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탈라트 역시 갑작스러운 다량의 출혈을 보였으며, 곧장 치료를 받지 않으면 태아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숨도 위태로울 수 있었다.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맡은 환자를 돌본 사실이 알려지면서 칭찬이 쏟아졌다.
현지의 룩소르 의사연합회 역시 그녀의 희생정신에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