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메리 식스 루퍼트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해 병원 환자들에게 손가락으로도 춤을 출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쳤다.
12일(현지시간) 뉴욕데일리뉴스는 전 라디오 시티 뮤직홀 전속 무용단 ‘로켓’(rockette)의 단원이자 대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루퍼트가 미국의 한 병원에서 ‘탭 댄싱 핸즈 다운’(Tap Dancing Hands Down)이란 특별 댄스 교실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병원의 레크리에이션 치료로 개설된 수업에서 루퍼트는 장애 환자들이 발 대신 양손을 움직여 탭 댄스를 출 수 있도록 가르쳤다. 그녀는 탭 댄스용 구두 대신 신발 끝과 뒤꿈치에 붙어있는 금속을 가져와 ‘탭 댄스용 장갑’을 하나하나 직접 만들었다.
루퍼트는 “엄마가 휠체어를 타게 되면서 손가락으로 탭댄스를 추면 어떨까하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엄마의 팔과 손은 상태가 양호했다”며 수업을 열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녀의 수업에는 뇌졸중, 척추부상, 뇌성마비 등 장애를 가진 환자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일반 탭 댄서들이 사용하는 무대와 유사한 나무로 만든 작은 무대에서 손가락을 교차하며 자유롭게 움직였다.
4년 전 왼쪽 팔을 사용할 수 없게된 자넷 프렌치(68)는 “댄스에 바친 날들이 추억에 불과하단 사실이 두려웠던 내게 그녀의 수업은 부활과 같았다”면서 “장애인이 되면 모두들 ‘너는 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이 곳에서 난 할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뇌성 마비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리키 윌하이트(37)도 “인생에서 잃고 있었던 자기 자신과 기쁨이라는 감각을 발견하게 됐다. 내가 할 수 없을 것라 생각했던 것들을 혼자 힘으로 하게 되면서 훨씬 독립적인 사람이 됐다”며 그녀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루퍼트는 “환자들이 입은 부상이 어떻든 모두 훌륭한 댄서였다. 그들이 다신 가져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감정, 춤출 수 있다는 기쁨을 가져다 줄 수 있어 나도 행복하다"면서 "앞으로 그들에게 가능한 많은 탭댄스 동작을 알려주고 싶다. 하지만 그들의 즐거움이 먼저”라는 말을 남겼다.
사진=뉴욕데일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