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교사가 자신의 결혼식을 얼마 앞두고 지인들에게 결혼 기념 선물 대신 다른 것을 부탁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ABC뉴스 등 현지 언론의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유타주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리키 스튜어트는 다음달 9일 결혼식을 앞두고 하객으로 올 지인들에게 특별한 부탁을 했다. 자신에게 특별한 결혼선물 대신 제자들을 도와달라는 것이 그녀의 부탁이었다.
스튜어트는 자신의 직장인 코퍼힐스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중 집 없이 보호소나 차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결혼을 기념해 선물을 건네고 싶어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들을 위한 테니스 신발과 운동화, 가방, 겨울용 코트, 샤워용품 등의 생필품이었고, 스튜어트는 자신의 결혼식에서 제자들에게 이를 선물할 수 있는 모금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스튜어트에 따르면 코퍼힐스 고등학교 학생 2400명 중 홈리스 학생은 110명에 달한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낡은 차를 자신의 집 삼아 사는 학생도 있다.
그녀는 “이 학생들은 어디서 씻고 어디서 빨래를 할 수 있을까요? 방과 후에는 혹은 주말에는, 봄방학 동안에는 어디서 끼니를 떼울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결혼식을 앞두고 모금사이트를 통해 모금활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가족과 친구, 그리고 낯선이들이 그녀의 결혼을 축하하는 동시에 이 계획에 동참했고, 전국 각지에서 성금과 물품이 물밀 듯이 쏟아졌다. 겨울 코트만 600벌이 기증됐고, 통조림 등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과 샤워용품 등도 속속 학교에 도착했다. 유타주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나 뉴욕에서도 그녀의 결혼을 축하하는 메시지와 학생들을 위한 기부가 이어졌다.
스튜어트는 “내가 원한 것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면서 “나와 남편은 멋진 결혼식뿐만 아니라 우리 제자들을 위해 뭔가 따뜻한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도와준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달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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