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상 가장 큰 지진이 발생한 멕시코에서 패스트푸드점이 온라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날 돈을 내지 않고 대피한 손님들을 비난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기 때문이다.
멕시코 타바스코주 비야에르모사에 있는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 ‘윙스 아미’. 강진이 발생한 지난 7일(현지시간) 매장엔 손님이 가득했다. 하지만 갑자기 땅이 흔들리고 큰 진동이 시작되면서 매장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종업원들이 갈팡질팡하는 가운데 손님들은 혼비백산 매장을 빠져나갔다.
손님들로선 생사가 걸린 탈출. 돈을 지불하고 나가는 사람은 당연히 한 사람도 없었다.
이날 진동이 느껴진 지역에 있는 식당에선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문제의 점포는 분(?)을 자제하지 못했다. ‘지진이 났어도 돈은 내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았다. 결국 점포는 최근 트위터에 단문 메시지를 띄웠다. 당시 매장에 있던 손님들을 질타하는 글이다.
문제의 점포는 “(큰 지진이 났는데)모두 무사하시길 바란다”면서 “(도망을 갔으니 모두 무사하길 바라지만) 진동을 이유로 계산을 하지 않고 가는 건 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점잖게(?) 비꼬았다.
그러면서 “돈을 내지 않고 도망간 손님들에겐 앞으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손님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태도에 온라인에선 비난이 쇄도했다.
“미처 못 먹은 건 포장이라도 해달라고 했어야 한다는 건가?”, “‘진동 때문에 시간이 없는데요. 빨리 돈 받으시고 포장해주세요’ 이럴 손님이 어디 있겠느냐” 등 절대다수 누리꾼은 점포를 비난했다.
물론 “계산을 했어야 한다”며 점포 입장에 동조하는 주장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한 누리꾼은 “나중에라도 매장을 찾아 계산을 하는 게 맞다”며 “그게 휼륭한 시민, 교육을 받은 사람의 올바른 태도”라고 주장했다.
한편 멕시코에선 지난 7일 규모 8.1 강진이 발생했다. 100년 만의 최대 규모의 강진으로 10일 현재 9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