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무려 3억 3800만 달러(약 3830억원)의 복권에 당첨돼 인생역전의 꿈을 이뤘던 남자가 추악한 몰골로 추락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페드로 케사다(49)가 아동 성폭행 및 아동안전위해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저지 주 퍼세이크 검찰은 "케사다가 11세 소녀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실이 확인돼 기소했다"고 밝혔다. 만약 유죄가 입증된다면 케사다는 최대 20년 이상을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케사다는 한때 세계적인 행운의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06년 고국 도미니카를 떠나 퍼세이크로 이민 온 그는 이 지역에서 작은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며 다섯 아이를 키웠다. 일생의 행운이 찾아온 것은 2013년 3월로 집 인근 주류가게에서 산 '미국판 로또'인 파워볼에 당첨됐다.
29년에 걸친 분할 지급 대신 일시금 수령과 세금을 제외하고 그가 받은 금액은 총 1억 5200만 달러(1722억원)다. 당시 하루 15시간의 고된 노동으로 자식들을 키웠던 케사다는 "인생역전을 이뤘지만 마음만은 변치않을 것"이라면서 "거액의 당첨금을 먼저 가족들을 위해 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 다짐은 오래가지 못했다. 당첨 8개월 후 그의 부인으로 알려져있던 이네스 산체스가 당첨금을 나눠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산체스는 케사다와 법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10년 간 동거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양 측간의 볼썽사나운 법정다툼이 이어지다 이듬해 산체스는 법무 비용만 모두 케사다가 지급하는 조건으로 소송을 포기했다.
현지언론은 "그는 파워볼 당첨 이후 크고 작은 여러 소송에 휘말렸다"고 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