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축제인 핼러윈(10월 31일)을 앞두고 공익광고 한 편이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공익광고를 주로 제작해온 한 프로덕션이 제작한 이 광고에는 매우 평범해 보이는 한 가정이 등장한다.
영상 속 아버지는 첫째 딸 및 둘째 아들과 함께 호박으로 모형을 만들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핼러윈 데이에 입을 영화주인공 의상 두 벌을 들고 등장한다. 한 손에는 배트맨 의상이, 또 다른 한 손에는 원더우먼 의상이 들려 있다.
아이들은 각자 의상 한 벌씩을 손에 들고 자신의 방으로 올라간다. 즐거워 보이는 아이들과 달리, 아버지의 표정은 걱정이 가득하고 아내는 짧은 몇 마디로 남편을 위로한다.
아이들은 이 옷을 입고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사탕을 얻는다. 이웃집 어른들에게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칠거야’라는 의미의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을 외치며 신나게 놀았고, 컴컴한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이 영상의 메시지는 마지막이 되어서야 나타난다. 영상 속 부부의 아들은 배트맨이 아닌 원더우먼 의상을, 딸은 원더우먼이 아닌 배트맨의 의상을 입고 잠에 든다. 내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던 아버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을 향해 ‘마이 히어로즈’(My Heros)라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방문을 닫는다.
이 공익광고는 부모가 자녀에게 가진 성 고정관념과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제작한 프로덕션 측은 “아이들의 핼러윈 의상에 대한 성 고정관념을 깨는 데 도전하는 것”이라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현지시간으로 26일, 2분 분량의 해당 영상이 공개된 뒤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고정관념을 깨는 아름다운 광고라는 찬사도 쏟아졌지만, 아이들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거부반응도 있었다.
한편 핼러윈은 매년 10월 31일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복장을 갖춰 입고 벌이는 축제이며,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와 관련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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