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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세 장애아들 살해한 83세 노파…그 안타까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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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법원에서 현지의 관심을 모은 살인사건 재판의 선고가 내려졌다.

이날 살인사건으로 기소된 피고는 올해 83세 노파인 황씨. 놀랍게도 그녀는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날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사건은 지난 5월 9일 벌어졌다. 당시 황씨는 46세 아들에게 60정의 수면제를 먹인 후 베개로 질식시켜 살해했다. 그리고 다음날 황씨는 경찰서로 찾아가 자수했다. 법원이 황씨에게 선처를 베푼 이유는 안타까운 사연에 담겨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황씨의 아들은 46년 전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정신적인 장애와 함께 자라서도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했다. 한마디로 홀로 생존이 불가능한 처지였다. 이후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아들을 46년 간 지극정성으로 보살핀 사람이 바로 어머니 황씨였다. 그러나 이제는 83세의 연로한 황씨가 언제까지 아들을 돌볼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는 셈.

황씨는 "이제 나도 나이를 먹고 몸이 약해져 죽을 날이 머지 않았다"면서 "아들보다 내가 먼저 죽는다면 아들을 돌볼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털어놨다. 결국 황씨는 자신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질 아들이 걱정돼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왜 남은 가족과 주위에 도움을 청하지 않았을까? 황씨는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아들을 '짐'으로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면서 "아들을 고통 속에 남겨놓느니 차라리 내 손으로 죽이는 것이 모든 것을 끝내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시설에 아들을 보내라는 말도 들었지만 나보다 더 아들을 잘 보살필 사람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관은 "부모를 포함해 어느누구도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면서도 황씨의 처지를 고려해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의 선처를 내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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