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오염이 폐암 등 폐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대장암이나 방광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중보건센터는 22년간 미국 내 6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신장이나 방광, 폐 등 조사 대상자의 몸에서 대기오염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위의 건강 및 조사 대상자가 사는 지역 내 초미세먼지( 크기가 2.5㎛ 이하인 먼지)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호흡을 통해 초미세먼지를 들이마셨을 때, 폐 다음으로 영향을 받는 신체부위는 신장과 방광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4.4 ㎍/㎥(입방미터 당 마이크로그램, 1마이크로그램은 100만분의 1 그램) 증가할수록 신장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14%, 방광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13%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50㎍/㎥일 경우 ‘나쁨’으로 분류한다.
대장암도 대기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연구진은 공기 중 이산화질소가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매커니즘은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다만 공기 중 이산화질소 농도가 6.5ppb(ppm보다 작은 농도로 1ppb=1000ppm) 높아질수록 대장암 사망률은 6%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 측은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고 안전하게 호흡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업계와 정부 모두가 유해물질 배출을 제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환경보건학연구소(NIES)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환경보건 전망’(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