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당해 피투성이가 된 채 누워있는 자녀를 보는 부모의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안타까운 순간에 침대에 누운 자녀의 사진을 찍고 후에 이를 대중에게 먼저 공개하는 부모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영국 동북부 링컨셔주에 사는 애런 데이비스(34)는 최근 11살 아들 모건의 사진을 지역 언론사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 속 모건은 코와 눈뼈가 골절됐고 그로 인해 다량의 출혈이 발생한 채 붕대를 감고 누워있다.
데이비스가 이런 아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한 것은 헬멧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셔였다.
메트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건은 얼마 전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서 집으로 하교하던 중 길에서 자동차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고, 충돌 당시 자동차와 벽에 강하게 부딪히면서 얼굴과 몸 곳곳에 중상을 입었다.
충돌 속도나 사고 규모보다 부상정도가 약했던 것은 헬멧 때문이었다. 모건은 다행히 헬멧을 쓴 채 자전거를 탔고, 다행히도 이 때문에 얼굴을 크게 다쳤지만 뇌 손상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부상은 피할 수 있었던 것.
이후 모건은 부러진 코와 눈뼈를 고정시키고 재건하는 수술을 받아야했다. 앞으로도 입원 치료를 하며 병원에서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데이비스는 아들의 사고 소식을 접한 뒤 병원으로 달려갔고, 이후 아들의 부상 정도에 헬멧 착용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를 알리기 위해 사진 공개를 결심했다.
그는 “의사는 만약 아들이 헬멧을 쓰고 있지 않았다면 더 이상 아들을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헬멧이 아들의 머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보호해 준 것”이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헬멧의 중요성을 깨닫길 바란다. 내 아들 역시 앞으로 헬멧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