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은하는 외부 은하 가운데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다. 영웅 페르세우스에 의해 괴물로부터 구원받은 아름다운 처녀의 이름을 딴 이 은하는 사실 국부 은하군에서 가장 큰 대형 은하로 먼 미래에는 우리 은하와 충돌해 새로운 초대형 은하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안드로메다와 가까워지면 그 중력이 우리 은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점점 커질 것이다. 과학자들에게 그 정확한 질량은 이전부터 중요한 연구 대상이었다.
물론 지구에서 250만 광년 떨어진 외부 은하의 질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여러 가지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과학자들은 안드로메다은하가 우리 은하 질량의 2-3배에 달하는 초대형 은하라고 생각해왔다.
국제 전파 천문학 연구 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Radio Astronomy Research)의 과학자들은 이 추정치를 검증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이용했다. 은하를 구성하는 모든 별은 각자 고유한 속도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는 속도가 너무 빨라 은하계를 탈출할 만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별이 존재한다. 그런데 당연히 은하의 중력이 클수록 탈출하는 데 더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로켓이 지구의 중력권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11.2km/s의 속도가 필요하듯이 우리 은하의 중력권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50km/s의 속도가 필요하다. 이를 역을 이용해서 안드로메다은하에서 탈출하는 별의 속도를 측정하면 안드로메다은하의 중력과 질량을 추정할 수 있게 된다.
이 방법을 이용해서 연구팀은 안드로메다은하의 질량이 우리 은하와 비슷한 태양의 8000억 배라는 결론을 얻었다. 물론 엄청난 크기지만 이전 생각보다 훨씬 작은 것이다. 이 추정이 옳다면 안드로메다은하와 우리 은하의 충돌은 당초 예상보다 늦은 50억 년 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질량이 줄어들면 중력 역시 줄어들기 때문이다.
저 멀리 있는 안드로메다의 질량은 사실 그렇게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은하가 언젠가 우리와 합쳐지게 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천문학자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과학자들은 충돌 시점과 결과에 대해서 계속해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