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건설 노동자가 한 아이어머니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 워싱턴주(州) 밴쿠버에 사는 앤디 로스.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로스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이날 있었던 일을 공유했다.
그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가게에 들렸다. 그런데 거기서 일고여덟 살쯤 돼 보이는 한 여자아이가 자신을 신기하게 바라봤다는 것. 하지만 그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잘 두고 자신처럼 옷은 물론 얼굴까지 더러워진 상태라면 더욱 그러하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차분히 물건을 고른 뒤 줄을 섰다. 그런데 앞에서 계산을 마친 아이어머니가 아이에게 “그만 쳐다봐”라고 말한 뒤 아이를 데리고 나가면서 꺼낸 말 한마디를 그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것은 바로 “저게 바로 네가 학교를 제대로 다녀야 하는 이유다”였기 때문이다.
즉 아이어머니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느라 옷과 얼굴이 더러워진 그를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라고 판단한 듯싶다.
하지만 그는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 졸업했고 여러 가지 의료 관련 자격증까지 땄으며 분쟁 지역에 의료 지원팀으로 참가한 적도 있는 사람이다. 간혹 팔뚝에 있는 문신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이 역시 군에서의 경험과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한다.
또 그는 건설 현장에서의 일에도 자긍심을 갖고 있다. 급여가 많고 복리 후생도 제대로 돼 있어 아이와 아내를 부양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그는 설명한다.
무엇보다 사회 경험을 통해 자신은 ‘사무직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어 손을 쓰고 밖에서 일할 수 있는 지금의 일을 즐기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렇게 설명을 마친 그는 아이어머니에게 “그럼 좋은 하루 되고 다른 사람들을 알기도 전에 판단하지 않도록 하라. 당신 딸에게도 행운을 빈다”고 말한 뒤 가게를 나와 집으로 향했다.
이런 내용이 페이스북에 공유되자 지금까지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 ‘최고예요’, ‘웃겨요’ 등의 호응을 보였다.
그리고 “잘 말했다”, “멋진 아빠다”, “자녀는 부모의 얼굴이다” 등 3만 개가 넘는 댓글이 이어졌다.
사진=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