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과 가슴 털을 기른 한 여성이 영국의 유명 아침 방송에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州) 리치먼드에 사는 26세 여성 노바 갤럭시아는 26일(현지시간) 영국 ITV 아침 프로그램 ‘디스 모닝’에 출연해 자신이 걸린 희소병 다낭성난소증후군에 관해 설명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소에 이상이 생겨 남성 호르몬이 과잉 분비돼 다모증과 여드름, 생리불순 그리고 무월경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노바에게 이런 증상이 처음 나타난 시기는 만 12세 때였다.
하지만 당시 그녀는 자기 몸에 생긴 이상 증상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학교에서 여학생들은 그녀에게 털이 많다고 놀렸고 심지어 한 남학생은 그녀를 보고 “내 수염보다 훌륭한 것 같다”는 말로 그녀에게 상처를 줬다.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에 그녀는 따돌림을 당하며 자기 자신을 싫어하게 됐다. 지난 13년간 얼굴과 몸에 난 털을 밀어온 그녀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노 셰이브 노벰버’라는 암 인식 캠페인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또한 지난 2012년 만난 파트너 애시 버드의 영향도 컸다. 성별을 갖지 않은 채 살고 있는 애시는 노바를 완벽하게 이해했다. 이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그녀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주위 사람이 늘어난 것 역시 그녀에게 격려가 됐다.
이리하여 그녀는 지난해부터 12세 때부터 이어왔던 면도를 중단했다. 그녀는 수염을 깎지 않고 처음 외출했을 때 얼굴을 숨기기도 했지만 파트너 애쉬의 응원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외출할 때 신경 쓰지 않게 될 때까지 몇 주가 걸렸지만 나갈 때마다 익숙해져 점차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주위 반응은 생각했던 것보다 긍정적이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또한 그녀는 현재 SNS를 통해 자신이 지닌 다낭성난소증후군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같은 증상을 지니고 있어 털을 밀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메이크업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나도 이 병을 앓고 있는데 용기를 얻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 고맙다”, “당신의 용기는 같은 병을 지닌 사람들에게 큰 격려가 된다” 등 호평을 보이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