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의 한 열차 안에서 한 남성 승객이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옮겨지고 있던 소녀 26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져 영웅으로 떠올랐다.
6일 인도 뉴델리방송(NDTV)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5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의 한 열차에 타고 있던 남성 승객 아다쉬 슈리바스타바는 트위터를 통해 인신매매 현장을 신고했다.
그는 열차 한 칸에 적게는 10세부터 많게는 14세까지 어린 소녀가, 그것도 20여 명이 함께 타고 있는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의 눈에 들어온 소녀들의 모습은 하나 같이 절망적인 표정이었으며 심지어 일부 소녀는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이에 따라 그는 무언가 안 좋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에 제자리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트위터를 열고 “아바드 급행열차(19040호) s5 칸에 타고 있다. 같은 칸에는 25명의 소녀들이 있는데 모두 불안한 모습이며 일부는 심지어 울고 있다”는 글을 여러 해시태그와 함께 게시했다. 참고로 남성 승객의 자리에서는 소녀가 25명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나중에 구조된 소녀는 총 26명이었다.
또 이 남성은 곧바로 “인신매매로 보인다. 현재 내가 있는 역은 하리나가르이며 다음 역은 아가하, 고라크푸르 순이다. 제발 소녀들을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해당 트윗은 곧바로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30분쯤 지난 뒤 그는 인도철도(IR) 승객 지원 서비스 트위터 계정으로부터 회신을 받았다. 내용은 철도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으며 정차한 역에서 경찰들이 탑승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이 트윗은 인도 철도위원회의 아슈와니 로하니 위원장(차관급)이 직접 보낸 것이었다.
그리고 이들 소녀를 데리고 가던 용의자 22세와 55세 남성 두 사람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구조된 소녀 26명은 모두 웨스트 참파란 지방의 마을 나르카티카간즈에서 이드가라는 마을로 끌려가던 길이었으며, 모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소녀를 구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남성 승객에게는 트위터를 통해 “당신 같은 사람이 더 필요하다”, “당신을 본받겠다”, “인류의 희망이다”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한편 인도에서는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에만 9000명이 넘는 미성년자가 인신매매로 팔려갔다. 이들은 가난한 시골 마을 출신으로 일자리가 있다는 말에 현혹돼 도시로 끌려가 노예 생활을 하는 일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현지 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