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뇌성마비 때문에 학습장애를 겪었던 초등학생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해 어엿한 작가가 됐다. 이는 눈으로 의사소통하는 법을 가르친 엄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잉글랜드 윌트셔주 치펜함 출신의 조나단 브라이언(12)과 엄마 샨탈(41)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조나단은 출산 예정일보다 한참을 앞선 36주차에 태어났다. 엄마가 자동차 사고를 당해 태반이 자궁에서 돌연 분리된 지 4일째 되는 날이었다.
출생 이후 의사들은 조나단이 사고로 신부전증을 비롯해 많은 뇌손상을 입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조나단은 의식은 있지만 전신마비로 인해 외부자극에 반응하지 못하는 감금증후군(locked-in syndrome)이었다. 그러나 의연했던 엄마 샨탈은 아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조나단은 장애 아동을 위한 전문학교에 다녔다. 재미있는 활동은 많았지만 정작 읽고 쓰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때 한 전문가가 조나단이 눈을 깜박여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일러주었고, 엄마는 당시 7살이던 아들을 집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엄마의 지시에 따라 조나단은 철자 보드 위 글자를 향해 눈으로 말했고, 단어를 올바르게 선택하고 나열하며 철자에 맞게 쓰는 법을 배웠다. 지금은 글자, 숫자, 구두점이 적힌 세 개의 게시판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경지에 올랐다.
그리고 몇 년 후 조나단은 129페이지에 달하는 자서전 ‘눈으로 쓸 수 있다’(Eye Can Write: A Memoir Of A Child‘s Silent Soul Emerging)를 펴냈다. 최근 소설 집필에도 도전 중인 조나단은 “신나기도 하고 동시에 ‘사람들이 내 책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걱정도 된다”며 소감을 밝혔다. 엄마도 “가족 모두 조나단과 조나단이 달성한 일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나단의 자서전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주요 서점에 발매됐으며, 책 수익금은 조나단의 자선단체(Teach Us Too)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