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지옥이 따로 없네.”
자동차를 타고 화마에 휩싸인 숲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부자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주인공은 저스틴 빌튼과 그의 아버지 찰리(70)로, 두 사람은 지난 12일 와이오밍 주(州)에서 몬타나 주의 글레이셔 빙하 국립공원으로 이동하는 여행 과정에서 거대한 산불을 만났다.
미국 중부에서 시작된 산불은 12일 글레이셔 빙하 국립공원까지 번졌고, 빌튼과 그의 아버지는 렌트카를 빌려 해당 지역을 지나던 중 산불이 급속하게 번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이 공개한 영상은 차량 내부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차량 밖으로 거대한 불길에 휩싸인 숲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마치 영화나 만화, 상상에서나 등장할 법한 ‘불길 지옥’의 모습이 따로 없다.
영상 속 빌튼은 아버지에게 “만약 차가 폭발하면 어쩌죠?” 라고 걱정스럽게 묻고, 아버지는 “그렇다면 우린 죽겠지. 하지만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지나치게 빠르게 가려고만 하지 않는다면 우린 괜찮을 거다”라고 안심시킨다.
하지만 이들 부자의 바람과는 달리 창밖 풍경은 갈수록 험악해졌고, 빌튼과 아버지는 차량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이동하는 동안 불이 붙어 쓰러진 나무에 발이 묶이는 상황도 발생했다.
결국 찰리가 방화 장갑을 착용한 채 나무를 밀쳐냈고, 두 사람은 몇 시간이 흘러서야 불길이 잠잠한 인근 호수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두 사람은 호수에서 공원 직원의 배를 타고 탈출했으며, 불길 지옥을 지나는 부자(父子)의 동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한편 이번 화재로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관광객뿐만 아니라 상인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 산불 연기 때문에 피해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