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녀가 미국 전역의 스포츠팬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ABC뉴스 등은 지난 18일 저녁,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구장인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마리 조 소비에크 수녀가 완벽에 가까운 시구를 선사해 하룻밤 사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리안 카톨릭 고등학교 소속인 마리 수녀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경기를 앞두고 시구자로 나섰다. 관중 들의 환호 속에 마운드에 오른 마리 수녀는 안쪽 팔꿈치로 공을 튀기며 야구 선수 못지않은 능수능란함을 보였다.
그리고 와인드업 자세로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에게 정확한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지올리토는 “그녀는 야구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을 모두 알고, 어떻게 던질지 세심히 계획을 세운 것 같았다”면서 “그녀의 움직임은 말할 나위 없이 좋았다. 완벽한 시구였다”고 칭찬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매니저 릭 렌테리아도 “시구 전에 마리 수녀가 연습하는 모습을 보았다. 야구 글러브와 공을 들고 45피트(약 13.7m)쯤 뒤에 서서 투구를 연습했다”며 “그녀의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아 물었더니 이전에 소프트볼 선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리 수녀에게 팀의 대표 선수가 되어 줄 수 있는지 물었고, 그녀는 흔쾌히 동의했다”며 “인정 할 수밖에 없는 실력”이라고 웃었다.
아쉽게도 이날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3대 1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게 패했지만 팬들은 멋진 시구를 보여준 마리 수녀에게 열광했다. 일부 팬들은 “마리 수녀가 시카고 팀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도울 것”이라거나 “공을 튕기는 팔 동작이 맘에 들었다. 잘했어요, 수녀님이 최고예요!”, “그 동안 수녀원에서의 시구 연습이 빛을 발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