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기 위해 우주선을 발사해 맞추겠다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급진적인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NASA는 다트(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로 알려진 이 임무를 오는 2020년까지 완수하기로 했다.
지난달 16일 NASA의 승인으로 최종 설계와 제작 단계로 넘어가게 된 다트는 우주선을 발사해 쌍성계 소행성 디디모스의 궤도를 조금이라도 바꾸는 것이 목표다.
디디모스는 한 쌍으로 된 소행성으로, 지름 780m의 디디모스A와 지름 160m의 디디모스B로 구분된다. 이 중 디디모스B가 디디모스A를 공전하고 있어 디디문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과학자들이 이런 소행성에 충돌 시험을 하기로 한 이유는 시험을 진행해도 지구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 이를 통해 언젠가 지구를 진짜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소행성을 이런 방법으로 비껴가게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다트는 NASA와 함께 미국 명문 존스홉킨스대 산하 응용물리학연구소(APL)가 주도적으로 설계·제작·관리하게 된다.
APL의 프로젝트 책임자 앤드루 쳉 박사는 “다트와 함께 우리는 소행성들의 특징을 이해하길 원한다. 디디문에 다트를 충돌했을 때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 조사해서 만일 실제로 지구에 다가오는 소행성을 빗겨가게 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기면 이 지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게다가 다트는 지구근접소행성 중에서도 중요하고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쌍성계 소행성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계획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트는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기 위해 ‘운동 충격 기술’(kinetic impactor technique)을 사용한다. 이 충격으로는 위협적인 소행성의 속도를 조금밖에 바꾸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예측된 충돌 이전에 이를 시행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행성의 이동 경로는 크게 변해 지구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
다트는 유럽우주국(ESA)이 주도로 하는 아임(Aim·Asteroid Impact Mission) 임무와 함께 미국과 유럽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아이다(Aida·Asteroid Deflection & Assessment)의 일부분이다.
다트에 이어 2년 뒤 발사 예정인 아임은 디디문에 도달해 질량과 밀도 등 성질을 측정한 뒤 작은 착륙선을 보내 내부 구조를 조사할 계획이다.
유럽우주국(ESA)의 수석연구원인 패트릭 미셸 박사는 지난 2015년 당시 “지구를 잠재적인 위험으로부터 지키려면 소행성의 구조와 기원, 그리고 충돌에 관한 대응 법을 훨씬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다는 쌍성계 소행성을 연구하는 첫 번째 임무이자 우주선이 충돌해 소행성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지 시험하는 첫 번째 임무가 될 것”이라면서 “이 임무에서 유럽이 맡은 부분은 디디문의 구조와 쌍성계의 궤도와 회전을 연구해 그 기원과 진화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디디모스는 2년마다 지구에 근접하는 데, 가장 가까웠던 시기는 지난 2003년으로 당시 거리는 약 718만㎞였다. 이는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보다 약 18배 먼 거리다.
사진=ESA(위), 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