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브라질 남자가 경찰들이 쏜 총을 맞고 목숨을 잃었다. 어이없게도 장우산을 들고 있는 게 화근이었다. 브라질에서도 치안이 불안하다는 리우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로드리고 알렉산더 다실바(26)는 가족들과 함께 마트에 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족들과 함께 차에 오르는 그에게 어디선가 나타난 전투경찰들이 총을 겨눴다. 영문을 모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가 차에서 다시 내리려 하자 경찰들은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다실바에 박힌 총탄은 모두 3발. 피가 철철 흐르는 복부에 그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고꾸라진 그를 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다실바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논란은 사건 경위가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범죄자였던 다실바가 경찰을 보자 공격을 하려 했다"면서 "경찰이 그에게 총을 쏜 건 정당방위였다"고 했지만 목격자들은 전혀 다른 증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복수의 목격자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저 차에 오르는 청년을 보고 경찰들이 총을 쐈다"면서 "그가 들고 있던 장우산을 경찰들이 장총으로 오인하고 총을 쏜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전투경찰에 장총을 든 범죄자와 마주치는 건 익숙한 일이다. 마약밀매 등 범죄의 온상으로 꼽히는 리우의 파벨라(빈민촌)들을 장악하고 있는 범죄카르텔들은 장총으로 무장하고 있다.
어린 아들이 있는 다실바는 외출할 때면 힙시트를 매곤 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경찰들은 이를 방탄조끼로 착각했다. 한편 다실바의 개인사까지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은 더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15일 리우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 웨이터로 취직했다. 불경기로 취업이 힘든 때 일자리를 얻었다며 한창 일에 열정을 내던 그였다.
사진=다실바 SNS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