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한 마트에서 찍은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면서 불거진 일이다.
멘도사주의 대형 마트 완구코너에서 찍었다는 문제의 사진을 보면 포장된 아기인형들이 나란히 진열돼 있다. 한 회사가 생산한 듯 포장도 동일하고 인형의 생김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쪽은 백인아기, 또 다른 쪽은 흑인아기라는 사실 뿐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점이 또 숨어 있다. 바로 가격이다.
바코드가 찍힌 가격표를 보면 백인 아기인형는 499페소(약 1만4500원), 흑인 아기인형은 399페소(약 1만1600원)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피부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에 100페소 차이가 나는 것.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피부 색깔만 아니라면 2개의 인형 사이에 크게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없다"면서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흑인인형이 더 싸게 팔리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인종차별이 분병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인터넷에선 공방이 벌어졌다. "인형가격을 두고 인종차별 운운하는 건 이상하다. 가격이 다른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과 "흑인을 비하한 게 맞다.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논란이 가열되자 아르헨티나의 연방기구인 반차별위원회가 나섰다.
반차별위원회는 "공식적으로 접수된 신고는 없지만 외국인혐오 또는 인종차별의 혐의가 있는지 조사를 진행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차별행위의)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사건인 만큼 혐의가 인정된다면 (배상금 대신) 판매자에게 벌금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입장이 곤란해진 마트 측은 논평을 거부한 채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종업원은 "가격은 경영팀에서 정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동일한 제품에 왜 각각 다른 가격이 매겨졌는지 매장에서 일하는 우리로선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크로니카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