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거주하는 26세 여성 왕씨. 그는 지난해 3월 31일 약 3만 5000위안(약 600만 원)을 들여 우한화메이성형외과병원에서 안면윤곽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5일 동안 병원에 입원했던 왕씨는 퇴원 당일 자신의 입과 턱 부분의 뼈가 기형적으로 변한 것을 확인했다.
곧장 병원 간호사에게 문제를 제기했으나, 왕씨를 간호했던 담당 간호사와 병원 측은 수술 후 자주 발생하는 증상으로 1~2개월 이후 정상적인 모습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왕씨는 전했다.
하지만 수술 후 11개월이 지난 현재에도 기형적으로 변한 왕씨의 안면 외형은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급기야 우하훼화병원, 퉁지에병원 등 유명 외과 병원을 전전하는 등 수차례 검사와 치료를 거듭, 기형적으로 변한 왕씨의 외형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왕씨는 “평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을 때는 외관적으로 불편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이라도 마시기 위해 입을 벌리기 위해서는 손으로 위, 아랫입술을 직접 벌려줘야 한다”면서 “말을 하기 시작하면 곧잘 발음이 새는 등의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가장 불편한 것은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실 때”라면서 “비뚤어진 입 때문에 밥을 자유롭게 씹어 먹을 수 없고, 물을 마실 때는 곧잘 입 밖으로 흘러내린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증상 탓에 왕씨는 다니던 회사를 퇴사, 수술 이후부터 줄곧 외출을 삼가는 은둔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최근 왕씨는 부작용 탓에 찾은 대형 병원 전문의들로부터 수술 직후 기형적으로 변한 그의 외관이 수술 후 발생하는 단순한 증상이 아닌 집도의에 의한 ‘의료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상당수 대형 병원 전문의들은 그의 얼굴 하관에 발생한 기형적 변형은 성형 수술 중 의료인에 의해 발생한 신경 손상으로 벌어진 것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특히 왕씨 증상의 경우 하관 변형 발생 직후 최대 3개월 이내에 신경 치료를 받아야만 정상적인 외관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경우 이미 치료 가능 시기를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진단은 수술을 집도했던 병원 측 설명한 ‘수술 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며, 2~3개월 이내에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진단을 정면에서 반박한 것이다.
왕씨는 이후 일상생활을 포기,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끝에 집도의와 병원 측으로부터 그가 안면윤곽수술을 받던 중 심각한 출혈이 발생했고, 이를 지혈하는 과정에서 신경 손상 등의 사고가 발생했던 것을 확인했다.
이후 병원 측은 왕씨에게 의료 사고에 대한 배상금으로 5000위안(약 82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집도의는 여전히 ‘의료 사고’가 아닌 단순한 합병증일 뿐이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왕씨는 “병원 측으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을 때까지 합의할 생각이 없다”면서 “명백한 의료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합병증 또는 회복 중 발생할 수 있는 일로 치부하는 병원 관계자의 태도를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했다.
왕씨는 “조금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고 싶다는 욕심 탓에 위험한 줄도 모르고 덜컥 수술을 감행했다”면서 “병원 관계자나 담당 의사가 수술의 위험성에 관해 설명해줬다면 위험을 무릅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현지 추보창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의료미용성형에 앞서 병원과 집도의에 대해 법적으로 발생한 분쟁 내용 유무를 확인하는 치밀함이 요구되는 실정”이라면서 “앞서 수차례 성형 부작용으로 고소 고발 사건이 발생한 내용이 있는 병원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반드시 정식으로 승인받은 의료 성형 전문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 변호사는 “현재 성형 미용 업계에 대한 ‘정보공개제도’가 법적으로 보장되고 있다”면서 “소비자는 병원의 정보와 집도의에 대한 의료 정보 등 관련 내용 일체를 업체가 제공하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열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의 지난해 기준 의료미용성형산업의 규모는 무려 2700억 위안(약 44조 9000억 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해당 분야 종사자 수만 약 30만 명으로, 매년 10% 이상 그 규모는 급증하고 있는 형국이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