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글로벌뉴스와 미국 CNN 등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밴쿠버에 있는 그라우스 마운틴 리조트에서 8살 남자아이가 리프트를 타던 중 미끄러져 좌석에 매달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함께 타고 있던 아이아버지가 아들의 두 손을 간신히 잡아 끌어올리려고 했으나 그저 지탱할 뿐이었다.
그런데 그때 친구들과 함께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고 있던 14세 소년 제임스 맥도널드가 사고 장면을 목격하고 재빨리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소년은 근처에 설치돼 있는 안전망을 떼어내 아이가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가까이 있던 한 남성에게 소리 질러 안전망을 가져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한쌍의 커플 역시 이 남성과 함께 안전망을 떼어내는 것을 도왔다. 리프트는 사고를 감지하고 정지된 상태였다.
맥도널드의 친구들 역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12세 소년 조시 라벤스베르헌과 몇몇 친구는 서둘러 펜스에 감겨있던 충돌 방지용 스펀지를 떼어내 그물망 위에 올려 아이가 떨어졌을 때 혹시라도 다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으려 했다. 그 사이 개브리엘 닐슨이라는 한 소년이 리프트에 매달린 아이에게 “괜찮다”고 격려하며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아이를 구할 장비가 갖춰지자 닐슨은 아이에게 먼저 스키를 벗게 하고 아이아버지에게는 우리를 믿어달라고 외쳤다. 이후 아버지가 손을 놓자 아이는 무사히 그물망 위로 착지할 수 있었다.
스키장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아이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즉시 병원에 옮겨졌으나 어떤 부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는 이날 오후 다시 스키장에 돌아와 스키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리조트 측은 아이 구조에 동참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뜻으로 무료 시즌권을 증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캐롤라이나 아코글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