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 살고 있는 비엔베니도 오르테가(56)가 바로 그 주인공. 오르테가는 곧 15살이 되는 딸과 함께 페루에서 미국 뉴욕까지 자동차여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가 잡고 있는 여행기간은 약 2개월, 약 3만2000km에 달하는 대장정이다.
여기까진 특별할 게 없지만 그가 타고 갈 자동차를 보면 누구나 깜짝 놀라게 된다. 페루~미국 여행에서 부녀의 애마가 되어줄 자동차는 나무로 만든 차다. 딸을 부탁으로 오르테가가 직접 제작했다.
13살이던 2017년 딸은 문득 아빠에게 "(2019년) 15살 생일에 무슨 선물을 주겠냐"고 물었다. 딸은 그러면서 "아빠가 만든 차를 타고 해외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중남미에선 15살 생일을 여자에게 가장 중요한 생일로 여긴다. 연회장을 빌려 결혼식 피로연보다 성대한 파티를 치루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특별한 생일을 앞둔 딸이 '특별한 부탁'을 하자 아빠 오르테가는 당장 자동차 제작에 착수했다. 평생 가구를 만드는 목수로 일한 그는 쉐보레의 소형차 코르사를 모델로 뚝딱뚝딱 첫 나무 차량을 만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시험 삼아 주변국으로 해외여행에 나섰지만 콜롬비아에서 나무 차량의 수명(?)이 다한 것.
그는 주저앉지 않고 다시 나무 차량 제작에 착수했다. 이번엔 한때 세계적으로 최고의 인기를 끈 폭스바겐 비틀 1세대를 모델로 삼아 작업을 했다. 이렇게 8개월 만에 완성된 차량이 곧 뉴욕으로 떠날 '나무 비틀'이다.
오르테가는 "나무로 만든 차를 타고 딸과 함께 떠나는 여행은 그야말로 '사량의 여행'이 될 것 같다"며 "딸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페루레푸블리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