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최대 지역일간 ‘우에스트 프랑스’에 따르면, 지난 7일 북서부 브르타뉴 퐁티비에 있는 르 그로센 학교 부설 양계장에서 학생들이 죽어있는 여우 한 마리를 발견했다.
죽은 여우는 전날 오후 해질 무렵 이곳에 침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이 양계장은 빛을 감지하는 센서가 설치돼 있어 해가 지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즉 여우가 아무리 포식자라고 해도 탈출구가 없는 곳에서 수많은 닭을 홀로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심지어 이곳에는 6000마리가 넘는 닭이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파스칼 다니엘 주임교사는 “닭에게는 집단으로 공격하는 본능이 있다”면서도 “여우를 한곳에 몰아 부리로 공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곳은 평소 닭을 평지에 풀어놓고 사육하고 있어 이들 닭은 침입자에 맞서는 데도 익숙하다. 따라서 여우는 밤새 도망칠 곳 없이 호전적인 닭들과 싸우다가 끝내 숨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다니엘 교사에 따르면, 죽은 여우는 아직 덜 자란 성체였기에 싸움에 서툴렀을지도 모른다. 반면 닭들은 지난해 7월부터 이곳에서 낮에는 야외에 방사돼 자기 몸을 지키는 법을 터득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곳에서 희생된 동물은 이번 여우뿐만이 아니었다. 닭들의 먹이를 노리고 들어왔던 비둘기들 역시 오히려 닭들에게 쪼여 숨졌고 사체 일부는 닭들이 먹어치웠다고 이 교사는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