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웨스트 미들랜드 사파리 공원 사육사들은 출근하자마자 특이한 울음소리를 들었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수컷 올빼미원숭이 일레이 등 뒤에 처음 보는 새끼 한 마리가 매달려 었다. 암컷 올빼미원숭이 ‘키나’가 밤사이 새끼를 낳은 것. 주임 사육사 에이미 세웰은 “퇴근 전까지 둘이었던 원숭이가 출근해보니 셋이 되어 있었다”며 놀라움을 전했다.
매일 암컷 원숭이 키나(8)의 건강을 체크하고 매주 체중을 쟀음에도 변동이 없어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사육사들은 밤사이 태어난 사랑스러운 새끼 원숭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에이미는 “2주 전 동료 사육사가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뭔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수컷 원숭이 일레이는 사육사가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면 쪼르르 달려 내려와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데 그날은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선가 작고 특이한 울음소리가 나 따라가 보니 수컷인 일레이 등 뒤에 작은 꼬리 하나가 매달려 있는 걸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녀에 따르면 올빼미원숭이는 새끼가 태어나면 모유 수유 외에 거의 모든 육아를 수컷이 담당한다.
올빼미원숭이라는 이름답게 야행성인 이 원숭이들은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 널리 분포한다. 주로 과일과 식물, 곤충 등을 잡아먹으며 임신 기간은 약 133일이고 한 배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올빼미원숭이들은 평생 한 파트너와 짝짓기를 하며 수컷이 새끼를 등에 업고 놀아주고 먹이를 주는 등 양육을 도맡는다.
키나와 일레이는 2013년 스위스에서 넘어왔으며 이번에 태어난 올빼미원숭이는 이들 원숭이 사이에서 태어난 세 번째 새끼다. 그러나 수컷인 일레이가 매우 예민하게 새끼를 보호하고 있어 아직 성별은 알 수 없다. 이 동물원의 사육사들은 2019년에 새로 태어난 모든 동물의 이름을 ‘H’로 시작하는 단어로 붙이고 있다면서 새끼 원숭이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줄지 고심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